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저 때문에 파혼하게 생겼다고 난리났네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그녀의 오빠는 집에서 애기라고 불리며, 숟가락 한번 놓은 적 없는 남자라고 밝혔다.
이번에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생겼다고 집으로 데려왔는데 손 하나 까닥안하는 오빠를 보고 한 마디 했더니 결혼 생각은 나중에 하자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참고하자.
엄마가 집에서 평소에 오빠를 애기라고 불러요. 저는 이름의 끝글자를 부르고요. 예를 들어 이름이 지혜면 혜야~ 이런 식으로? 서른 넘은 남자를 애기라고 부르는 것도 웃긴데 그걸 또 가만히 듣고 있는 새끼도 웃겨서 전 그냥 놔뒀고든요.
근데 속으로는 "저 새끼 결혼하면 장난 아니겠구나 난 그 전에 모른척 도망가야지." 하는 생각을 10년 넘게 하고 있었어요.
어쨌든 오빠가 애기인데도 불구하고 키도 크고 나름 직업도 괜찮아서 그런가 그동안 꽤 많은 여자분들을 만나왔었어요. 결혼 얘기는 안 나왔지만..
근데 이번에 결혼하고 싶은 여자가 있다고 집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는거에요. 그럼서 저도 오라고ㅋㅌㅋㅋㅋ
집 갔더니 엄마가 상다리 부러지게 뭐 많이 했더라구요. 전 뭐 그냥 조금 거들고 있는데 오빠가 왔어요
여자분 진짜... 너무 아까운거에요. 예쁘고 직업도 좋고 웃는 얼굴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어요.
제가 남자였으면 오빠 죽탱 날리고 이 결혼 무효라고 뛰쳐나가고 싶은 분이었어요. 말 하는 거 하나하나도 너무 속 깊고....
오빠 새끼 멋진 척 가식에 넘어간 것 같은데 이름만 애기가 아니라 진짜 하는 짓도 애기거든요. 지 손으로 수저 한 번도 놔본 적 없는 놈이에요. 그래서 속으로 이걸 어쩌나 싶었어요.
근데 이제 밥 다 먹고 테이블 치우는데 역시 우리 애기는 손도 안 대구요 저랑 엄마랑 그 분이 치우고그릇이 너무 많아서 한 번씩 헹궈서 설거지통에 넣는데 엄마가 천혜향 너무 맛있는게 들어왔다면서 김치냉장고에 있다고 저한테 가지고 오라는 거에요.
그래서 나 이거 하고 있잖아 오빠한테 갖고 오라해라 이랬더니 "야가 그걸 어떻게 갖고 오니 손 시립게 이러더라구요??" 전 엘사인가요?? 손 안 시리운가??
그래서 아~ 우리 애기는 김치냉장고에서 천혜향 하나도 못 꺼내먹는가 보지? 손이 시리워서? 하고 갖다줬어요 애기 표정 썩고 엄마 표정도 썩고 여자분 표정도 오묘한게....
아 나 말실수 잘했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야야 애기야 누나야가 다 까줄게 하고 천혜향 맛나게 까먹고 둘이 인제 간다길래 저도 도망왔거든요 욕 쳐먹을까봐?
근데 그 날 이후로 여자분이 결혼 생각을 좀 더 해보자고 했다네요ㅎㅎ 아주 현명하게도... 그거 때문에 일하는데 회사로 오빠 전화오고 엄마 전화오는데 정작 제가 사는 집은 몰라서 찾아오진 못하고....
아빠한테 염탐하려고 전화했더니 똘뱅이 새끼 결혼 못하는 거 갖고 왜 난린지 모르겠다고 집에 오지 말라고 난리난다하고 끊으라네요. 저는 집에서 쫓겨난건가봐요 참 후련하고 웃겨요.
---------추가글---------
와 처음 써보는데 제 글이 순위권에 있네요! 이 글을 남성혐오를 조장하려고 쓴 건 아닙니다. 정확히는 저희 오빠를 혐오해서 쓴 거죠ㅎㅎ
오빠한테 새끼라고 한다고 굉장히 불편해 하시는데 연년생들은... 이러지 않나요...? 저희 애기는 제 이름이 미친년 혹은 __인줄 아는데... 아님 말씀대로 저희 집 수준이 딱 이 정도인가 봅니다!
너무 흥분하실 필요 없어요. 저희 집안의 얘기지 본인 얘기가 아니잖아요? 제가 돌려 받으실거라고 하시는 분이나 저같은 여자랑 결혼 못할 것 같다는 분들도 걱정마세요! 저는 일찌감치 결혼 시장에서 탈주한 인간이랍니다. 절대 만날 일 없어요!
사회적으로 회사 상사나 후배로라도 만날까 두려우신 분들은 경상도 출신 여자를 조심하시면 되겠습니다. 과연 만나실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요
멍청하게 집안을 욕 보였다는 분들도 계시는데요. 전 솔직하게 욕이라도 먹어서 바뀌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안 바뀔거고 늘 그랬던 것처럼 저 혼자 떨어져 나오겠지만ㅎㅎ
그러고 보니 후기 붙여넣기를 안 했네욬ㅌㅌㅋㅋ 멍청ㅋㅌㅋㅋ 별 거 없어요 애기가 여자분한테 이유를 물어봤는데 오빠는 아직 결혼할 때가 안된 것 같다고 했다네요.
그거 듣고 오빠가 혹시 집에 와서 뭐 맘에 안 드는게 있었냐? 동생이 헛소리 한 거니 너무 마음 쓰지 말어라 이랬더니 그 말을 듣고 마음 안 쓸 여자는 이제 없다고 하셨다는... 멋지죠... 제가 남자였으면 결혼했을거에요. 우리 애기 마음이 이해가 가요.
하여튼 저 말 때문에 우리 오빠가 저한테 더 난리쳤겠죠. 끝까지 지 잘못 모르구... 사실 제 알 바는 아닙니다. 명절 때 밖에 얼굴 안 보고 이제 더 보기 힘들테니까요. 엄마는 뭐... 화는 나셨겠지만 절 죽이기야 하겠어요. 아마 괜찮을거에요! 저는 아주 괜찮습니다!
글 재밌게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얼굴도 모르는 익명의 저에게 욕을 하신 분들도 그럼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풀리셨다면 상관 없습니다. 코로나 조심하시고 남은 하루 즐겁게 마무리 하시길 빕니다. 안녕히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