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커뮤니티에 <남편 돈 많이 벌어오면 집안일 분담 어떻게 하세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결혼 6년차 주부라고 밝혔으며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재택근무를 하면서 남편의 행동에 서운함을 느끼고 있다고 한다.
무슨 일일까?
안녕하세요 결혼 6년차 주부에요. 혼자 고민하다 다른분들 조언 듣고싶어서 글 남겨요. 해외에서 오래살아서 맞춤법 틀릴수도 있으니 미리 양해 부탁 드릴게요.
유학생활하다 남편 만나서 짧게 연애하고 졸업후 한국 들어와서 살고있어요. 아이는 아직 없구요. 한국 들어와서 바로 직장 잡아서 꾸준히 다니고 있고 월급, 복지, 근무환경 아주 좋은 회사에요.
그런데 남편이 버는 돈이랑 비교도 안되네요. 남편은 어릴 때 사업 시작해서 정말 열심히 일했고 지금은 남편이 신경안써도 될만큼 자리 잡았어요. 요즘 코로나 때문에도 그렇지만 평소에도 대부분 업무를 집에서 처리하고 시간이 많이 남는 편이에요.
불만은 코로나때문에 저도 재택근무하면서 커졌는데요... 남편이 정말 집안일을 하나도 안해요. 평소에도 집안일 대부분은 제가 했어요.
빨래, 요리, 청소 등등 6년 같이 살면서 남편이 한적은 정말 드물어요. 두식구 사니까 집안일이 많은것도 아니고 제가 퇴근이 빠른 편이라 큰 문제 없었어요. 요리하는걸 좋아하기도 하구요.
일주일이 한번 대청소 해주시는 분 오시니까 두식구 저녁해먹고 설거지 빨래는 얼마 되지도 않고 빨래는 가끔 남편이 도와주고 쓰레기, 분리수거는 잘 해요.
그런데 재택근무하면서 일주일 내내 하루세끼 해먹다 보니 제가 왜이러고 사나 싶은 마음이 들어요. 아침 점심은 저희둘다 간단히 먹어서 힘들진 않고 저녁은 남편이 한식 좋아해서 메인요리랑 국, 새반찬 한개이상 하려고 노력해요.
둘이 살다보니 요리 많이해서 냉장도 넣어놔도 다 상해서 버리게되니 그냥 매끼니 새반찬 소량으로 하는게 편해요. 남편이 사먹는 음식 안좋아해서 반찬 배달은 절대 안되고(저도 그다지 원하진 안아요) 가끔 집에서 못하는 순대나 족발, 치킨같은거만 배달해 먹어요.
코로나 때문이 안그래도 집돌이인 남편 절대 집밖에 안나가요. 저도 같이 집순이 하다보니 심심해서 주말이면 돈까스, 잡채, 갈비찜 등등 요리하면서 지내는데요..
이렇게 몇 주 지내니 남편은 대체 뭘하나 생각이 들어요. 남편 하루일과를 대층 살펴보면 아침에 9-10시쯤 일어나 커피내리고 신문 읽어요.
그러다 제가 점심 차려주면 같이먹고 직원들이랑 통화및 간단한 업무 처리하고 다시 놀아요. 제가 4시쯤 업무가 끝나는대 잠깐 쉬다 저녁준비하면 차려준밥 먹고 남편이랑 같이 티비보고 그러면 하루 끝이네요. 제가 요리하는동안 남편은 제가 말안하면 수저도 안놓고 핸드폰만 보고있어요. 설거지 당연히 안하고 빨래는 제가 시키면 해요.
살면서 이게 거슬린적이 없는데 재택근무 하면서 눈이 거슬리기 시작하니 이젠 소파에 누워 아무것도 안하고 뒹굴거리는게 너무 꼴보기 싫어요.
저녁먹다 "이건 조리가 잘못됐다" 맛이 어떻다 말하는것도 예전엔 다음엔 그렇게 해볼게 말하던것도 요즘은 먹기 싫으면 말라고 밥그릇 치우고 싶은 심정이에요.
저는 '남편 배려해주려고 내가 할 수 있는건 최대한 하자' 라는 생각인데 남편은 그냥 자기 편한대로만 사는것 같고..
남편이 돈 많이번다고 저한테 유세떨거나 제 직업 무시한적은 없는데 자기 돈 많이번다고 자기는 집은일 안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참고로 남편은 사람써서 집안일 맡기는거 싫어해요. 모르는 사람이 집안살림 건드리는게 싫다고..
그냥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어요. 저는 살면서 서로 도와주고 맞춰주면서 산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은 아닌가봐요. 제가 가끔 청소 도와달라고 하면 저한테 청소 하지말라고해요 안해도 된다고.. 남편이 서재에서 일하는대 그 방 이사오고 안치운지 3년은 된 거 같아요.
청소도우미 분은 그방 못들어가게 하고 제가 같이 청소하자고 해도(남편 일 관련 물건이 많아서 혼자서 건들이면 화내요 나중에 찾기 힘들다고) 남편이 그냥 나두라고 해서 정말 잡동사니 가득한 창고같아요. 그방 보기만해도 스트레스라서 이젠 들어가지도 않아요.
결혼후 제일 크게싸운게 그 방이였어요. 제가 제발 정리 좀 하라고 아님 내가 해준다고..결국은 문바꾸고(유리문이였어요) 제가 그방 안들어가는 걸로 합의봤어요.
혹시 궁금하실까봐 알려드리자면 결혼할때 남편이 집해왔고 제가 혼수했는데 큰집으로 이사오면서 제가 한 혼수 가전제품 몇개 빼고 거의다 버리고 새 가구 사서 이사왔어요.
이사 온 집도 남편 돈이에요. 전에 살던 집은 공동명의에 전세줬고 새집은 남편명의인데 대출금 거의다 갚았네요. 남편 사업 수입내역같은건 결혼초기에 알려줘서 알고있고 현재도 숨기는건 없어요.
시댁은 지방에 멀리 계시는데 시부모님 둘다 정말 좋으시고 간섭 전혀 없으세요. 제 친정식구들은 대부분 외국에 있어요. 이런말 지겨우시겠지만 집안일 안하는건 빼고는 정말 좋은 남편이에요.
요즘 드는 생각은 남편이 돈 잘 벌어오니까 집안일 안해도 이해하고 참아야되나 그래요. 결혼할때 남편이 저 일안해도 된다고 했지만 제가 하고싶었고 앞으로도 그만둘 생각은 없어요. 돈 많이 벌어오면 이 정도는 참고 살아야되나요? 아님 권태기가 와서 남편이 뭘하든 거슬리게 된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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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보고 추가하자면 도우미분은 일주일 한번오시는데 남편이 굉장히 불편해 해서 오실때마다 남편은 나가거나 서재에서 절대 안나와요.
그래서 자주 부르는건 불가능하고 도움도 그다지 필요하지 안아요. 제가 집안일이 많아 힘든 게 아니라 집에서 손가락 까딱 안하는 남편이 불만이니까..
남편이 일하는 시간은 적지만, 직원이 많아 신경쓸 일이 많은 거 알고 있고 가끔 문제 한번씩 터지면 굉장히 힘들어해서 지난 6년간 남편 집에서 쉴 수있게 최대한 배려하면서 내조했다고 생각하는데 제가 서운한건 남편은 먼저 나서서 저를 도와줄 생각조차 안한다는 거에요.
맞벌이라 집안일 반반 하자는게 아니고 제가 재택근무 하면서 점심 저녁 차려주면 설거지 한번은 먼저 하겠다고 할수있잔아요.
저 일할때 고생한다고 과일 깍아주고 점심에 간단한 샌드위치 만들어주는 정도 바라는 건대 수입차이를 떠나서 부부가 살면서 이정도는 하지 않나요?
자기 몸 씻는일 이외에는 제가 먼저 말하지 않으면 정말 집에서 손가락 까딱 안해요.(그나마 하는건 쓰레기버리는일) 절대 집안일 반반 원하는거 아니고 그냥 저를 배려해서 남는시간에 먼저 나서서 도와줬으면 좋겠는데 그런게 전혀 없으니 너무 서운해요.
참고로 아이 생기기 전까지는 전업생각 없어요. 제가 유학생활오래하다 한국에 돌아오기 싫다고 해서 부모님이 이민 오셨는데 남편만나 다시 한국으로 오게됬거든요.
저 오래 서포트 해주신 부모님께 죄송하기도 하고 일없이 집에 있는게 성격상 안맞아서 직장은 최대한 오래 다니고 싶어요. 조언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남편이랑 이 문제로 진지하게 대화한적 없는데 먼저 얘기 꺼내볼까봐요. 남편은 제가 이렇게 고민하고 있는줄도 모를거에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