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후 유난 떤다는 친구... 계속 우울하고 어디 가고 싶지가 않네요"

결혼하고 8년 만에 임신이 됐어요임신이 늦어지다 보니 나이도 서른 후반이고 어렵게 생긴 아이다 보니 기쁨 반 걱정 반이라 남들 눈에 유난 아닌 유난을 떨었을 수도 있어요.


그래서 더 눈치 보고 신경 쓰며 행동하는데 중학교 때부터 무려 20년이 넘은 친구가 제가 임신 후 너무 유난을 떤대서 솔직히 좀 충격이고 상처가 돼서 의견을 듣고 싶어 글 올립니다친구도 판을 자주 보니 이 글도 보겠죠 아마...

 

친구는 미혼이라 저희 집에 종종 놀러 오곤 했어요근데 임신하고는 한 번도 안 오더라고요그래서 그냥 바쁜가 보다 했는데 이번 주에 휴가라고 놀러 왔어요.


사실 날도 습하고 코로나도 걱정이고 해서 집에서 먹고 싶었는데 휴가라 기분을 내고 싶다고 나가서 먹자고 하면서 "어휴 내가 너 벌써부터 이럴까 봐 안 온 건데"라고 하더라고요.


이때부터 읭? 이런 기분이었는데 예민하게 굴기 싫어서 나가기로 했더니 날이 더우니 회를 먹자 더라고요이건 아닌 것 같아서, 임신 중엔 날음식은 조심하는 게 좋대서 못 먹는다, 했더니 "넌 다른 거 먹어. 횟집에 회만 파냐?" 래요...

 

안 내켰지만 친구가 여기까지 오고 했으니 동네에서 자주 가던 일식집으로 갔어요전에는 우동 같은 것도 팔았던 것 같은데 막상 가니까 없길래 좀 주저주저하는 사이 주문을 받으러 와서 친구가 회를 시키고 제가 임신 중이라 그러는데 혹시 회 메뉴 말고 다른 건 없냐전에는 우동이나 생선구이 같은 게 있었던 것 같은데,라고 물어보니 종업원이 주방에 물어보겠다고 하고 갔어요.


종업원이 자리 뜨자마자 꼭 그렇게 임산부 티를 내야겠냐는데 정말 무안했어요니가 회를 주문해서 나갈 수도 없고 전에는 팔았던 메뉴들인데 이 정도도 못 물어보냐, 했더니 됐다고 그만하자, 하더군요.

기분이 상했지만 소심하기도 하고 내가 진짜 유난인가 싶어서 더 말도 못 하고 있는데 사장님이 직접 오셔서 우동과 유부초밥 해주시겠다고 해서 감사하다, 번거롭게 해드려 너무 죄송하다, 여러 번 인사하고 어찌저찌 식사는 마쳤어요.

 

기분이 썩 좋지 않았는데 친구가 본인이 사온 마카롱이랑 케이크 먹게 차는 집에서 마시자길래 집으로 같이 왔어요차 마시는 사이에 택배가 와서 풀어보니 다른 친구(이 친구도 아는)가 임신 선물로 보내준 임산부용 목욕 용품이더라구요.

 

보더니 이런 것도 따로 사서 쓰냐고 묻길래 일반 바디용품보단 그래도 더 안전한 것 같아서**가 선물로 보내준 거야, 고맙네, 했더니 갑자기 코웃음 치더니 자기가 친구니까 말해주는 건데 저보고 예비 맘충끼가 다분하대요.


너무 충격받아서 뭐?라고 되물었더니 원래가 애 늦게 낳고 하면 더 유난 떤다더니 너도 벌써부터 유난이 보통이 아니다,라는 거예요


너무 기분이 나빠서 얼굴 싹 굳히고 디저트 먹은 접시랑 찻잔을 소리 나게 치웠더니 뻘쭘하게 있다 간다고 일어나길래 잘 가라 소리도 안 하고 문 닫고 들어왔어요그리고 지금 서로 연락 안 하는 상태예요.

 

일식집에서 우동 더는 안 파는 줄 알았으면 안 갔을 거구요

저도 무례하고 개념 없는 부모들 진짜 싫어하고요,


조카들 데리고 뭐 먹으러 나가도 계속 조용히 시키고 나가기 전에 뒷정리 싹 다 하고 나와요아기 낳고도 정말 조심해야지, 지금부터 계속 생각하고 있고요.

 

제가 정말 늦은 임신에 유난 떠는 건가요?

그 이후로 계속 우울하고 어디 나가고 싶지가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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