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아내가 아들 이름을 베드로라고 짓겠답니다..

최근 네이트판에 <아내가 아들 이름을 베드로라고 짓겠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이 글은 순식간에 조회수 48만 건에 달하며 1493개의 댓글이 달리면서 큰 화제가 되고 있다.


해당 게시글의 내용은 글쓴이는 불교 집안이며 아내의 집안은 기독교 집안인데 아내는 아이의 이름을 베드로라고 짓자고 원하고 있다고 적혀 있다.




안녕하십니까도무지 싸움이 끝나지를 않아서 아내랑 상의 하에 아내아이디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본문도 아내가 보았고, 당연히 댓글도 같이 볼 것입니다저희 집안은 불교, 아내집안은 기독교입니다.

 

처음에 인사갔을 때 장모님께서 교회 다니면 더 좋았을 거지만 그래도 괜찮은 사람이라는 말씀하신 게 아직도 머릿속에 맴돕니다.

 

저희부모님은 그냥 한 달에 1번 절에 가서 만 원정도 시주하시고 그 이상은 안 하십니다. 반면 장인어른 장모님께서는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시고 평일에도 교회에서 목장모임(잘은 모르겠습니다) 같은걸 하시나 봅니다.



두 분이 믿으시는 건 상관없습니다만. 자꾸 저에게 일요일마다 교회 올 것을 강요하고 생활비에서 십일조를 내라고 하셔서 이 부분에 관해 아내랑 많이 다투었습니다. 결국 아내월급에서만 헌금을 내기로 결정하고 대신 액수는 아내의견에 따르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양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내가 11월에 출산예정입니다. 아이 이름을 뭘로 지을지 이야기를 하는데 아내는 이름을 '베드로'라고 짓자고 합니다.

 

.....태명도 기독교식으로 (은총)지은 것이 마음에 안 들었지만 아내가 완강하고 임신하느라 고생 많으니 아내 원하는대로 해주었습니다...


하지만 실명만큼은 저렇게 짓고 싶지 않습니다. 저희 어머니께서 작명소를 가서 이름을 받아오겠다고 하셨습니다만 내가 낳은 아인데 시부모가 짓는 게 싫다고 소리치고 기독교인거 알면서 미신 따라 이름 짓냐고 난리입니다.



그럼 우리가 직접 작명소를 가거나 평범한 이름으로 짓자고 해도 싫다고 합니다. 베드로라는 이름이 놀림감이 되기 싶고 제 성은 박씨입니다. 박베드로..이상하지 않습니까? 주변에서 성찬, 은찬, 은총, 찬미, 요한 등의 이름은 봤어도 베드로는 본적이 없습니다. 차라리 위에 나열한 이름 중에 하나로 지으면 저도 생각해볼 만도 하겠습니다. 하지만 베드로는 싫습니다.

 

다른 건 다 양보해도 아들이름만큼은 저도 양보 못하겠습니다. 교회 다니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교회 때문에 아내랑 하도 싸워서 이제 기독교도 정말 싫고 내일 억지로 교회 가는 것도 싫습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참고로 결혼 전에는 각자 종교를 터치안하기로 합의하였습니다. 결혼 전에는 교회오라고 강요 안하고 장모님 권유도 알아서 막겠다고 하였습니다. 헌금도 아내가 자기수입으로 현금 몇만 원만 낸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전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만 결혼하고 나니 말이 싹 바뀌었습니다..

 

-------------------------- 추가글 ------------------------------

부끄러운일인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조금 길지만 읽어 주신 분들을 위해 추가글을 썼습니다. 저도 그동안 쌓인게 많아서 오늘은 교회를 안갔고, 아내도 오늘만큼은 가자고 안하더군요

 

아내가 집에 돌아와서 댓글을 같이 읽었습니다. 아내욕, 기독교욕이 많아서 아내가 많이 울었습니다. 달래주고 진정 시킨뒤에 차분히 얘기했습니다.

 

글 읽으신 많은 분들이 얘기해주셨지만, 아들이 커서 이름때문에 놀림을 받을 수 있고, 우리 둘 다 교회를 다니는것도 아니고 당신만 믿으면서 기독교 이름을 짓는건 아닌것같다,

 

당신이 기독교를 믿고싶듯이 우리 아이도 믿고싶은종교를 믿도록 하는게 좋지 않겠냐? 은총,성찬,등등 무난한 이름도 아니고 베드로는 너무 눈에 띄고 놀림감이 되기 쉽다.

 

우리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이를 위해서다. 대충 이렇게 말했습니다.

 

다행히 아내가 수긍하고 아이이름은 기독교와 상관없이 짓되, 아내가 원하는 이름으로 다시 생각하여 짓기로 하였습니다. 저도 기독교식만 아니면 괜찮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교회나가는거랑 헌금내는게 그렇게 싫었냐고 하더군요.



평소라면 바로 싫다고 했을거지만 아내가 울면서 물으니까 대놓고 싫다고는 못하고 교회나가는 시간에 가족들끼리 놀면서 추억도 쌓고 교회보다는 가족을 위해 돈을 쓰는게 좋다고 하였습니다.

 

헌금으로 당신 케익 하나 더 사먹고, 화장품, 옷을 더 사는 게 좋다고 말했습니다. 써보니 그말이 그말이긴 합니다.

 

아내는 시부모님이 절에 돈 내고 오듯이 헌금을 내며 가족을 위해 기도한다고 시주함에 돈넣는것도 스님 들이 가져가는거 아니냐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 어머님이 이름지어주겠다고 한것도 기분나빴다고 합니다

 

평소에 자기한테 관심없다가 갑자기 신경써주는척하는게 싫었고 우리아이 우리가 이름지어주고 싶었답니다. (저희부모님 아내랑 연락 거의 안하시고 저를 통해 아내 맛있는거 사먹으라고 돈이랑 소고기 같은것만 조금씩 보내주십니다....

 

명절도 그냥 당일날 인사만 하러 오라고 하십니다. 자고가려고 해도 못자게 하시고요. 당연히 아내숟가락 하나도 못놓게 하십니다. 참고로 처가는 꼭 하루 자고 가고, 주말이 껴있으면 꼭 예배드리러 갑니다..종종 만나서 식사도 하고요.

 

다만 출산예정일을 제가 알려드리니 작명소가서 이름 알아봐줄까라고 하신것 뿐입니다. 잘해주신다고 말은 못하겠지만 못해주시는것은 아닌것같은데 관심이 너무 없다고 하니 사실 기분이 참 씁쓸하였습니다...)

 

그래도 아내가 마음이 많이 힘들어보여서 그냥 미안하다하고 앞으로도 그냥 관심 안가지시도록 하겠다고 했습니다.

 

다만 나는 절에 돈을 안내고 있고 절다니라고 강요한적 한번도 없다. 무엇보다 결혼전에 약속한것 보다 훨씬 많이 내서 실망했던 것이다.

 

일이십만원도 아니고 십일조에 다른 여러 헌금까지 액수가 너무 과한것같다고 말했습니다. 아내도 저보고 미안하다고 하고 교회에 내는 헌금 좀 줄여서 아기용품이나 같이 데이트 할 때 더 쓰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리고 가끔씩은 2시 예배는 안드리고 가족들과 시간도 보내겠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서로 사과하였지만 아직 분위기가 서먹하고 아내는 계속 폰만 봅니다. 저녁식사를 차려주겠다해도 안먹는다하고 먹고 싶은거 있냐고 해도 안 땡긴다 합니다. 추가글은 써도되긴하지만 읽기는 싫다고 합니다.



그래도 시간 지나면 다시 풀고 잘 지낼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오늘은 하루종일 아내랑 진지한 대화만 했습니다.

 

여러분 다시 한 번 감사합니다.

쉬시는날에 관심가져주시고 조언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첫번째 댓글은 저도 속으로 많이 웃었습니다.

아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요...

모두 좋은 꿈 꾸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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