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이 죄인 시댁...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난이 죄인 시댁...>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그녀는 결혼 1년 반차되는 30대 여성으로 최근 남편이 시댁 부모님이 집을 구입하는데 집 계약금(전체금액 1/3)을 내고 나머지를 남편과 시동생이 30년동안 8~90만원씩 갚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30년동안 80만원씩이라면 약 2억 4000만원정도의 금액...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자.




결혼 1년반차 30대 여성입니다.

 

장거리만 2년하고 결혼하게되었어요. 남편은 저보다 한살 아래에요. 사람 하나만 보고 택한 결혼이었고 둘이 나쁘지않게 벌기에 시댁이 너무 못살지만 않는다면 (친정은 왠만큼 삽니다) 괜찮다 생각했어요


저도 부모님께 손벌릴 생각이 전혀 없었고 그렇다고 용돈을 보태거나 할 필요는 없거든요. 자취하던 저와는 달리 집에서 살았던 남편은 저보다도 모은돈이 적어서 놀라긴했지만 크게 차이가 나지는않아 걱정안했어요. (게다가 남편은 저보다 1년 더 일찍 취직했습니다.)


시부모님 가게 열때 도와드렸다고하길래 거기로 큰돈이 다 나간줄알았죠. 시부모님께 용돈드리냐고 물었을때도 아니라고했구요. 걱정안해도된다더니.. 나중에 안 사실은 시부모님 재정상태가 많이 안좋더라구요


저랑 결혼후 안좋아진게 아니라 가정형편이 항상 어려웠어요.. 집은 당연히 없어 월세고 두분이 10년전부터 가게 하시는데 거기서 나오는 돈으로 겨우 생활비만 하시구요. 남동생이 하나 있는데 아직 시부모님집에서 살아서 월세 내고 생활비 보태고 있었어요.


물론, 결혼전 저에게 이런얘기는 절대 하지않았죠. 그런데 한 두달전쯤 부모님 생활비를 보태야겠다고 하더군요 50만원쯤.. 알겠다고 했습니다. 잠시만이겠지 했어요.



참고로 저희 부부는 남편 월급으로 생활비, 제 월급은 다 저축해요. 남편이 제 월급보다 조금 더 많지만 차이는 많이 안납니다.

 

그런데 최근 저에게 할말이 있다며 조심스럽게 얘기를 꺼내는데 부모님이 모으신 돈으로 집 계약금 내고 (집 전체금액의 1/3) 나머지를 동생과 자신이 반반 이자를 갚겠다네요 30년동안.


그게 한달에 80-90만원 정도입니다. 저희가 그 돈 나간다고 뭘 줄여야하거나 먹고싶은 걸 못먹는다거나 사고싶은걸 못사는건 아녜요. 다만 저희가 나중에 집을 살때 계획했던것보다 좀 더 안좋은 집을 사게되겠죠. 애가 생기면 덜 써야하갰죠. 남편이 이 얘기를 했을때 사실 시부모님이 야속했어요.


이미 결혼해서 독립한 아들한테 집사는데 보태라니요. 월세내서 없어지는 돈 차라리 집으로 넣어서 나중에 돌아가시면 아들들 반반 도로 가져가라구요


그런데 저는 상속세의 무서움도 알고 그집을 가지고싶지도 않을뿐더러 저희가 지금이야 젊어서 잘벌지만 나중일은 모르는거잖아요. 경제가 너무 안좋아지면 잘릴수도 있고... 30년 계약은 너무 부담이에요. 제가 이 얘기를 듣자마자 정색했습니다.


50만원 오케이했더니 두달만에 80-90만원을 보태겠다는데 이게 악화만 될뿐이지 절대 낮아질순 없잖아요. 남편은 제 리액션을 보더니 우리가 이렇게 많이 버는데 자기부모님 저거 드리기가 그렇게 아깝냐며 존중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대요


상황이 바뀌어 있었으면 자기는 당연히 아무 소리안하고 도울꺼라면서요. 저희 집에도 똑같이 주자고했지만 저희부모님은 그닥 용돈이 필요하시지않아요. 노후마련 잘 해두셨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시댁으로 저렇게 나가는 돈이 사실 너무 아깝고 저게 다가 아닐꺼라는 생각이 자꾸 스쳐요.

 

시댁에 대해 조금 더 얘기해보자면, 두분 다 좋으신 분들입니다 가난만 빼면.. 남편 낳아주시고 키워주셔서 감사하죠. 그런데 보태주시는건 정말 한개도 없고 저렇게 달라고만 하시니.. 정이 붙기도 전에 떨어지기부터해요



남편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전 이런 가정형편을 겪어본적도 없고 저희 부모님은 이런걸 제가 안겪게 하기위해 평생을 열심히 일하신 분들이세요. 이 사실을 알았다면 전 결혼하지 않았을거에요. 미래가 너무 뻔하니까요... 암보험 하나 없으신데 병이라도 얻으시면 저희집이 뿌리채 뽑힐것같거든요.

 

평소 남편은 매우 다정다감해요. 착한것빼면 거의 시체죠. 세심하고 제가 오랫동안 갖고싶어한것들 기념일 생일때마다 서프라이즈로 사주기도하구요.

 

그런데 결혼생활 초에 저의 신뢰를 잃을만한 여러가지 일이 있었어요. 예를 들어 저몰래 시댁에 신용카드 드렸다가 걸리고 그때그때 한말을 잘 안지켜요.. 그때 50만원 드릴자고 얘기할때만해도 나중에 동생 결혼하면 더 작은집으로 싼데로 옮기실꺼다 했는데 지금 사시고싶어하시는 집 보니 지금 월세로 살고계신집이에요. 그때 50만원 드리는게 저한테 너무 미안하니까 임기응변으로 넘긴거겠죠.

 

이렇게 신뢰가 깨진 상태에서 또 저런얘기를 하니 전 펄떡펄떡 뛰었죠. 그랬더니 더 펄떡펄떡 뛰며 저에게 별의별 말을 다 하더라구요


자기부모님을 단한번도 리스팩트 안했다느니 얼마나 무시하면 우리가 이렇게 버는데 

왜 자기부모님한테 그만큼 주는게 아깝냐느니.. 

우리는 나중에 얼마짜리 집에서 살꺼면서 그거 좀 떼서 왜 못보태주냐며.. 

자기 마음이 편하겠냐며.. 

이렇게 안가난해본사람은 절대 모른다고.. 


자격지심이 이정도인줄은 처음 알았어요. 근데요. 제가 공부 열심히 하고 취직해서 번돈으로 드림집 사는게 꿈인데 왜 제가 사고싶은 집을 다운그레이드 해가며 도와드려야하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모으신 돈으로 살 수 있는 집이 있는데 동네가 안좋다며 거기에는 못살겠다고 하셨나봐요


제 부모님이었으면 절대 손안벌리고 형편에 맞게 찾으셨을것같거든요. 차마 제 부모님이 아니어서 왜 형편에 맞게 찾지않으시냐 말을 못하겠어요. 남편이랑 얘기할때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나쁘고 이기적인 와이프되는 기분이 들어서 지인들에게는 차마 얘기 못하겠고 익명으로 남겨봅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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