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왜 자꾸 그런 거 먹냐는 남편, 제 잘못인가요?>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임신 6주차로 며칠동안 입덧으로 죽을 맛으로 살고 있었다고 밝혔다.
속이 울렁거려 냉면이나 피자, 햄버거 등을 며칠에 한 번씩 먹었는데 속사정도 모르는 남편은 "밀가루 먹었네?", "왜 자꾸 정크푸드를 먹어"라는 말을 하면서 문을 닫고 나갔다고 한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글을 참고하자.
임신6주 서러워서 잠 안자고 글 씁니다.
입덧이 생기기 일주일전까지만해도 병원에서 권장하는 좋은 음식 챙겨먹고 있었고 낮에 빵종류를 먹게 되면 저녁엔 집에서 혼자라도 미역국 끓이고 밑반찬 손수 만들어 밥을 차려먹고 했어요.
그러다 난생 처음 입덧이란게 시작되었고 정말 며칠동안 죽을 맛으로 살고 있었어요. 숙취와 멀미에 시달리는 기분으로 24시간내내 이어지니 미치겠더라고요.
땡기는 음식은 커녕 모든 메뉴들이 다 싫고 안 먹히는데 그러다 속이 비면 더 심해져서 뭐라도 생각이 난다싶으면 얼른 먹어야했어요.
오전에 눈뜨면 쓰러져있는채로 3~4시까지 못먹다가 그나마 생각나는게 생겨 간신히 먹고나면 그 한끼로 하루를 땡치기도 하고요.
속이 울렁거리니 뜨거운 음식이나 국물, 밥 등은 안먹히더라구요. 하루에 한번씩은 꼭 냉면, 콜라에 버거, 피자에 물, 이런것들을 먹게됐어요. 그나마 먹혔거든요.
남편은 메뉴 들을때마다 밀가루 먹었네? 하긴 했지만 별 타박은 안했어요. 내가 얼마나 다른 음식이 안먹히는지 얼마나 종일 괴로운지 매일 얘길 했으니 이해할거라 생각했어요.
친정엄마는 입덧이 심했어서 "뭐라도 생각나는게 있으면 바로 먹어야된다. 안그러면 한끼도 못먹는수가 있다." 라고 하셨고 그 얘길 남편에게도 해줬었어요.
오늘도 오후까지 암것도 못먹다가 쌀도 좀 먹어야할거같아서 국밥을 먹었어요. 그나마 며칠전에 잠시 땡겼던 메뉴라그런지 먹히긴했는데 확실히 맛이 없게 느껴졌고 밥은 평소 양의 반밖에 먹지 못했어요.
점심 먹은지 대충 8시간이 지났지만 온갖 메뉴를 떠올려봐도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고 냉장고를 열어봤지만 그 안에 있는것들이 다 싫어서 다시 닫았어요.
속은 계속 멀미중이고 오늘은 점심밥으로 끝나겠다. 생각하던차에 맥도날드 상하이버거가 딱 떠오르는데 먹을수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마침 남편이 퇴근중이라고 톡이와서 제가 티를 냈어요.
배달최소금액땜에 같이 시키려했는데 내가 먹고싶어서 묻는단걸 뻔히 알면서 앞두없이 저렇게만 대답하는 남편이 정말 야속했고 서운했지만 먹기싫다는데 어찌하겠나싶어서 알겠다하고 저는 속이 비니 더는 참기 힘들어서 먹을수있겠는걸 다급히 찾았어요.
찬장에 짜장범벅이 있길래 손이 가더라고요. 물 끓이는데 남편이 들어왔고 저는 왔어? 하며 스프를 붓고 있었어요.
그 소리에 뭘 먹으려하는지 알았는지 첫마디가 "왜 자꾸 밀가루를 먹을려고해" 하고는 씻으러 들어가더군요
남편씻는 사이 라면에 물붓는데 순간 너무 서러워서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렇게나 설명을 했는데도 내가 지금 먹는걸 맘대로 할수있는줄 아나.. 내가 종일 얼마나 괴로워하며 보냈는지 이거라도 속에서 받아준다면 감사할 일이지 어쩜 첫마디가 저거인지.. 서럽더군요.
눈물 닦고 식탁에 앉았고 그사이 나와서 제 앞에 앉더군요. 눈물 젖어서 훌쩍이는거 보고도 분위기 파악이 안되는지 "왜 자꾸 정크푸드를 먹냐, 나가서 뭐 먹자고 하면 먹어줄텐데 왜 그런 걸 자꾸먹냐?"
하는데 저는 너무 서럽고 눈물이나서 대꾸를 안했어요. "차라리 그거말고는 영 못 먹겠는거야?" 라고 물어라도 봐주지 다짜고짜그러니..
그래도 계속 한숨 쉬면서 자기가 이거 좀 얘기했다고 기분이 나쁘냐. 말 안할거냐. 하다가 제가 대꾸없이 눈물만 흘리니 한숨 쉬며 쇼파로 가서 티비를보더군요.
서러워서 눈물이 막 나는데 이거라도 먹어야한다는 생각에 눈물닦고 한입먹고 눈물닦고 또 한입먹고 코 한번 풀고 한입먹고하며 미니컵라면을 다 먹었고 남편은 뻔히 듣고있으면서도 채널 돌리고 있더군요.
먹고 안방에 문닫고 들어와서 혼자 좀 울었습니다. 조금이따 들어오더니 한다는 말이 먹고 싶은거 먹는데 머라한건 미안한데 계속 정크푸드만 먹으니까 그런거잖아. 뭐가 그렇게 기분이 나쁜데.
계속 말 안할거냐. 왜 사람 점점 화나게 하냐. 그렇게 무시하고 있는거 진짜 나쁜거다. 나도 집에와서 좀 쉬자. 진짜 말 안할거냐. 하더니 그래 무시해라. 이러고 문닫고 나가더군요.
평소 같으면 싸웠을거예요. 근데 그럴 여력도 없고 대화도 안될거같았고 여러번 입덧에 대해 얘길했는데도 사고자체가 전혀 이해가안된거같아서 더이상 설명할 가치를 못느끼겠어서 말았어요.
먹고 싶은 거 먹는 데라.. 제가 지금 단순히 먹고싶은거라서 먹는건가요. 그거라도 먹어야 안굶을거같아서 먹은건데..
집에와서 좀 쉬자 라니.. 오늘 집에와서 제가 털끝하나라도 먼저 건드린게 있나요? 자기가 맥도날드 먹자는말에 이미 기분상해 들어와서는 오자마자 왜자꾸 밀가루먹냐? 가 인사말로 시작해서 울면서 먹는 임산부한테 끝까지 시시비비 가리더니 이젠 제가 쳐다보기도싫어서 돌아누워있으니 왜 기분나쁘게 하냐며 자기도 좀 쉬잽니다.
하..
이미 각자 방에서 자고있구요.
자기는 고작 밀가루먹지말라는 잔소리 하나한거라고 생각하고 있겠지만 저는 제 상황에 대한 물음도 없이 지금 되려 자기가 기분 나빠서 임산부가 울며 먹는데도 저러고있는 남편의 태도에 서럽습니다..
입덧에 고군분투하는 건 전데 왜..?
겉잡을수없이 우울해지고 왜 이런 대접받으며 아이를 품어야하는지 모르겠는 밤이네요 ㅜ
참고로 딱 그때 먹었던 밀가루끼니 외에는 과자나 기타 가공식품 간식은 거의 먹지않아요. 먹히지도 않고 생각도 없습니다. 차라리 토마토를 먹고있죠. 남편도 잘 알고있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