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비빔밥 먹였다고 난리난 시어머니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편 비빔밥 먹였다고 난리난 시어머니>라는 제목으로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는 결혼 6개월 차로 남편에게 비빔밥 먹였다고 시어머니가 난리쳤다고 한다.


심지어 신랑의 핸드폰으로 전화가 와서 "이혼해!! 이혼하라고!! 헤어져!!"라는 말을 서슴치 않았다고 한다. 정말 비빔밥을 먹였다고 그런 걸까...? (다 큰 성인들인데...?)




결혼 6개월차 입니다.

신랑도 시어머니랑 한바탕 난리 치르고 제 눈치 보고는 있는데 은근슬쩍 그냥 내가 죄송하다고 하고 흘려 들었으면 어련히 자기가 알아서 화풀어주고 잘해줬지 않겠느냐는 식으로 운 띄길래 그냥 너네 엄마 집에 가서 12첩 반상 받아 먹으면서 살라고 한마디 했더니 입 다무네요.

 

저희 둘은 맞벌이고 저는 6시 퇴근, 원래대로라면 신랑은 5시반 퇴근인데 약간의 야근이 있어서 집에 오는 시간은 비슷합니다.


토요일에 코로나 땜에 어디 나가서 외식도 뭐하고, 마트는 가기 무섭고.. 목요일 저녁부터 마트 배송 알아봤는데 월요일은 돼야 도착할 정도로 코로나 땜에 밀렸고..


그래서 제가 평일에 조금씩 밑반찬 만들어 놓은거 넣고 비벼 먹기로 했습니다마늘쫑 매콤하게 무쳐놓은거랑, 무나물, 애호박 새우젓이랑 볶아 놓은거랑, 부추 넣고 비볐어요


신랑이 매운거 잘 못 먹어서 고추장 조금 넣고 맛간장으로 간해서 그릇 따로 줬구요저는 매운거 좋아해서 저기에 고추장 더 넣고 청양고추 저며 넣어서 먹었구요.



계란 부쳐줬습니다. 반숙으로. 이게 한순간에 다 비벼 넣어서 간단해 보이지 저 나물들 제가 사서 한거 하나도 없이 다 해놓은 것들이에요그 시간들까지 합치면 절대로 절대로 대충 만든 음식이 아니라는겁니다.

 

둘다 잠옷 차림으로 "이런건 이렇게 먹어줘야 맛"이라며 티비 보면서 한쪽 무릎 세우고 각자 보울 하나씩 들고 숟가락으로 퍼먹으면서 누가 더 못났네 아줌마네 아저씨네 하면서 알콩달콩 보내고 있었는데 전화왔어요... 


시어머니한테. 제 핸드폰으로요제 핸드폰으로 전화하셔서는 꼭 옆에 신랑 있냐고 물어보고 없다 그러면 별로 중요하지도 않은 말씀 하시다 끊으시고 있다고 하면 바로 신랑 바꾸라고 하세요... 그 심리는 지금도 잘 모르겠네요.

 

그래서 이번에도 신랑 바꾸래서 바꿔드렸더니 신랑이 핸드폰 들고 있기도 귀찮았는지 그냥 스피커폰 해서 테이블에 올려놨어요. 참고로 저는 하도 시어머니 막말에 결혼하자마자부터 당한게 좀 있어서 녹음 다 합니다...


왜냐면 결혼 전에는 진짜 이런 분인지 몰랐구요그 후에는 우리 엄마가? 그럴리 없다. 라고 하는 신랑 때문에 녹음했어요.

 

-너네 마스크는 넉넉하냐

-넉넉하다. OO이가() 많이 잘 구해놨다. 두식구 3월 날 정도는 충분히 된다.

-그러냐. 코로나 때문에 가족끼리 얼굴도 못보고 산다.

-엄마는 아부지랑 이모들이랑 맨날 얼굴 보고 살잖아. 나도 맨날 OO이 얼굴 보고 사니 됐지 뭐.

-자식 얼굴을 못보잖아!!

-엄마 아들 못생겼다. 봐서 좋을 게 없다.

-좀 쑤시겠지만 집에만 있어라. 밖에 위험하다. 밥은 먹었냐.

-안그래도 지금 먹고 있었다.

-뭐 먹냐.

-비빔밥

-? 비빔밥?

-응 비빔밥. 이거 진짜 맛있다. OO이가 안맵게 해줬는데 딱...

-OO이 바꿔라.

-네 어머니 저에요.

-너 뭐하니?

-? 밥 먹는데요..?

-지금 내가 너 끼니 챙기냐고 물었냐? AA이가(신랑) 비빔밥을 먹고 있냐.

-? 비빔밥이 왜요 어머니?

-몰라서 묻느냐.

-네 어머니.... 모르겠는데요.(대충 이때부터 감이 왔음) 비빔밥이 뭐가 어때서요?

-일하는 애 집밥 먹는 일 얼마나 된다고 주말에 그렇게 대충 차리냐(맨날 해먹임)

-그냥 오늘 냉장고에 먹을게 마땅치 않았어요. 맛있게 잘 먹고 있어요 신랑.

-AA이가 벌어오는 돈 다 어디다 쓰냐.

-? 갑자기 그건 왜요?

-도대체 살림을 어떻게 하길래 냉장고가 텅텅 비냐. 아내가 돼서 먹거리 챙길 생각을 해야지 뭐하는데 돈쓰느라 바빠서 #$%@%$!$#

-어머니. 저도 번다 어쩐다 이런 말은 드려봤자 새삼스러우니 넘어가겠다.

-(급 조용해짐)

-저희 살림이고, 저 제 또래 다른 맞벌이 부부들 중에 살림 잘하는 편에 속한다.

-아무리 그래도!!

-어머니가 자꾸 이러시면, 맞벌이하는데 신랑 끼니 매번 착실히 챙겨도 좋은 소리는 커녕 싫은 소리라도 안해야 신나서 할텐데... 그렇지 않으니 내가 살림 열심히 할 이유가 더더욱이 없다.

-그래서 네가 뭘 어쩔건데

-어쩌긴요. 이제부터 이 사람 굶던 말던 자기 밥은 자기가 알아서 차려 먹어야죠. 제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자고 챙겨 먹여도 이렇게 꾸중 들으면서 살림을 해요.

-(말 없음)

-끊겠습니다.

 

시어머니는 열 받고 할말 없으면 말문 막혀서 벙어리 되는 스타일인거 알고 부터 저 그냥 할말 조금씩 하고 살았는데... 토요일엔 진짜 평화로운 내 주말의 시작을 시어머니가 망쳐 버렸다는 생각이 들면서 말이 막 나오더라구요.



당연히 시어머니 다시 전화 왔고 끊어 버렸고 차단했습니다그러니 당연히 또 신랑한테 전화 왔고 신랑 밥 먹다 말고 전화 받았는데 스피커폰 안해도 소리 다 들리더군요. 이혼해!! 이혼하라고!! 헤어져!! 헤어지라고오!!!!!!!


앞뒤 내용도 없습니다. 그냥 저것만 주구장창 소리 지르더라구요신랑이 아니 엄마.. 저기.. 잠깐만.. 내 말 좀.. 이러는 동안 시모가 계속 악다구니 쓰니까 결국 신랑이 더 터져서 내가 이혼을 왜 하냐!!!!!!!!!!!!!!!!!!!!! 하고 소리 지르고...


너 엄마 죽는 꼴 볼테냐 이러면서 비루한 협박을 자행하시니 신랑이 한숨 푹... 쉬면서 엄마 때문에 내가 먼저 죽겠다. 하고 끊어 버리더군요.

 

.. 할말은 다 했고 저렇게 길길이 날뛰는거 보면 꼬시긴 한데 그래도 도대체 날 뭘로 생각하면 신랑 비빔밥 좀 해줬다고 쥐잡듯이 잡나 싶은 것이 가슴 속에서 숯덩이 마냥 뜨끈뜨끈해서요...


저 잘한거 맞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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