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과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도대체 어디서 부터 오해아닌 오해를 풀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저희 부부에게는 이제 두돌지난 아들이 있습니다.
정말 어쩜 지아빠랑 저랑 예쁜 부분만 닮았는지 그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없어요. 저도 자랄 적에 친정엄마에게 끔찍이 이쁨을 받고 자랐고 대학에 들어가 조금씩 떨어져 살아가게 되기 전까진 친구들에게 아직도 부모님이랑 뽀뽀를 하느냔 소릴 들을 정도로 스킨쉽을 많이 받고 자랐어요.
저는 딱히 한번도 징그럽다 생각한적 없어요.
물론 사춘기가 넘어가고 나서는 볼뽀뽀 정도로 자제하셨지만 어렸을때는 잠투정 부리는 저에게 엄마가 배뽀뽀 팔뽀뽀 다리뽀뽀하며 일어나라고 괴롭혔던 기억이 행복하게 남아있어요.
그정도로 스킨쉽이 자연스러운 환경에서 자랐어요. 성인이 되고 이제 서로 떨어져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스킨쉽의 빈도가 줄어들고 나서야 오랜만에 보면 어색해서 자연스럽게 안하게 된것 같네요.
물론 제 여동생은 어려서부터 조금 새침한 성격이라 뽀뽀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딱히 거부는 안했지만 저보다 빨리 사춘기가 왔고 징그럽다구 싫은소리를 비교적 어려서부터 했어요.) 때문에 까칠한 동생보다는 부모님이 저에게 더 많이 그러셨던 것도 있어요.
아무튼 제가 이런 환경에 자라서 그런지 저도 제 아들에게 뽀뽀를 엄청 많이해요... (물론 충치균 옮는다고 입뽀뽀는 안해요!)
아가야라 살이 어찌나 보들보들한지 어렸을때 부모님들이 왜 그렇게 뽀뽀를 좋아라하셨는지 너무 잘알겠더라구요. 그런데 이걸 남편이 엄청 싫어하다 못해 혐오하는 수준입니다 ㅠㅠ
자꾸 변태같이 그렇게 킁킁 거리지도(아기냄새가 좋아서 제가 냄새를 좀 많이 맡아보는 편이긴해요 ㅠㅠ) 뽀뽀하지 말라 그래요.
제가 왜??? 이캐 넘 이뿐데 자기는 뽀뽀해주고 싶지 않아? 하면 물론 이쁘지 나도 뽀뽀는 해주고 싶지. 그런데 당신은 너무 과해. 이런 말 하기 뭐하지만 거의 성추행하는거 같아. 게다가 아들이잖아.
이런식으로 말을 합니다.
그러니깐... 딸이면 그래도 그러려니 하겠는데 아들이라서 보기 사납다는 것입니다. 아직 아긴데 딸이건 아들이건 무슨 상관이야? 하니 상관있답니다... 만약에 우리가 딸이 있는데 자기가 딸 배에다가 뽀뽀하고 다리에다가 뽀뽀하고 하면 엄청 소름끼치지 않을 것 같냐고..
저도 남편이 무슨 의도로 말을 하는진 알아들었지만 아니 그 부모가 아이에게 하는 뽀뽀라는게.. 성인남녀가 하는 의식단계? 의 뽀뽀랑은 다르잖아요.
저는 충분히 다르고 말이나 글로는 표현하기 힘들지만 느낌적으로 충분히 구분할 수 있는데 남편은 당신은 아무리 아니라해도 제 3자가 보면 똑같답니다.
대화가 아예 안통해요... 저도 글을 쓰면서 도대체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진짜 제가 자각은 못했지만 잘못하고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주변에 연락하는 결혼한 친구가 아직 셋밖에 안되어서 물어봤지만 다들 그냥 뽀뽀가 왜? 뭐 어느정도로 그랬길래? 글로 쓰면 좀 이상한것 같긴하지만 보통 그 정도는 하지않나? 이런 반응입니다.
그걸 남편에게 말해줘도 제친구들이 공교롭게도 전부 딸만 있어서... 그거랑 저랑 경우가 좀 다르다는 소리만합니다. 남편이랑 대화하면 대화 할수록 제가 무슨 아동성추행?자가 되는것 같아 기분이 이상해요..
남이 내 아이에게 다리에 뽀뽀하고 팔에 뽀뽀하고 배에 뽀뽀하고 하면은 물론 진짜 문제지만 저는 엄마잖아요... 엄마로써 애정을 표현하는 수단일 뿐이지 성적으로 뭘 어떻게 하고자하는 표현이 아닌데
남편은 자꾸만 그래도 좀 그렇다로 함축해버립니다 ㅠㅠ
진짜 너무 답답해서 정신병에 걸릴것 같아요...
제가 진짜 이상한걸까요???
아님 남편이 이상한걸까요???
결혼은 안했지만 엄청친한 친구 한명은 아무래도 남편 가정환경에 좀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냐고 의심해요.
시부모님들이 교회에 다녀서 조금 무뚝뚝하긴 하지만 무교에 가까운 저에게 종교강요 한적도 없고 점잖으신 분들이라 그렇게까진 함부로 생각하고 싶지 않아요.
그냥 남편이 저는 이해가 안될뿐이고, 남편은 제가 이해가 안될뿐입니다 ㅠㅠ 이제 갓 두돌 넘긴 아이에게 남편눈치땜에 스킨쉽을 자제? 해야하는것고 저는 이해가 안되고...
그렇다고 맨날 변태취급당하면서까지 하고싶지는 않고 어쩌면 좋을까요 저는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