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시어머니는요. 참 이상한 버릇이 있답니다.어디 놀러 가면 꼭 뭘 하나씩 챙기는 버릇이 있어요. 목욕탕에 가면 수건을 몰래 챙기시고 비행기를 타면 담요를 챙기시고 레스토랑에 갔을 때는 예쁘다면서 식기까지 몰래 챙기시더라구요.
남편이나 아버님이 항상 말리지만 어머님은 멈추지 않아요. 그리고 저희 집에 놀러 올 때도 자꾸 뭘 가져가요. 사탕들이나 젤리같은 주전부리들이나 티스푼, 포크 이런걸 하나씩 챙겨가요.
제가 가져가지 말래도 들을 분도 아니시고 진짜 막 비싸고 좋아보이는거는 가져가지 않으니까 그냥 포기하고 있었어요. 저번주에 시댁에 갔는데 냉장고에 뭔가 익숙한게 있더라구욬ㅋㅋ
저희집 고양이 간식이요!!!! 당연히 어머님이 제 집에서 챙겨온거겠죠. 시댁에서는 동물을 키우지도 않고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데 어머님이 이걸 왜 가지고 있는거지 하는 의문에 바로 물었죠. 어머님~ 이거 저희집에서 가져오신건가요? 하니까 요즘은 닭가슴살 이렇게 포장해서도 판다길래 한번 먹어보고 싶던 참이었는데 너네 집에 있길래 좀 가져다 먹었다~
간도 너무 짜지 않게 잘 된게 맛나더라~ 다음에 너희 집 가면 좀 더 가져와야겠다~
아이고.... 아이고....!!
“어머님 그거 고양이용 닭가슴살 간식이예요...”
어머님은 아침에도 하나 까먹었다면서 기겁을ㅋㅋㅋㅋㅋ 아버님은 그니까 아무거나 막 가져오지 말라고 했잖아!! 하시면서 성내시고ㅋㅋㅋ 저 여편네 때문에 살다살다 짐승 밥을 다 먹어보네 하시곸ㅋㅋ
남편은 어쩐지 간식 박스가 하나 빈다 싶더라니 엄마가 가져간거였어? 하고ㅋㅋ 어머님이 오신게 한달 쯤 전이고 남편 말에 따르면 한박스를 가져가신거니 고양이 간식을 거의 60개 가까이 섭취하신ㅋㅋㅋㅋ 그 날 저희 메뉴가 또 하필 삼계탕이었거든요? 그 날따라 두분 다 닭을 많이 못드시더라고요...ㅋㅋㅋㅋ
많이 충격이셨던듯;;
어머님이 이번 기회에 아무거나 막 챙기시는 버릇을 좀 고치셨으면 하는 바람이 있네욥ㅋㅋ
++++추가글++++
댓글들 중에 많은 분들이 저에게 시어머니가 도둑질 하는게 뭐가 자랑이냐고 웃냐, 너도 도둑집안 사람 다 됐다고... 글에서 제가 어머님의 저런 행동을 옹호하는 표현을 했나요...? 다 비꼬는말이었고, 마지막에는 그 버릇 좀 고쳤으면 좋겠다고까지 썼는데...제 글 실력이 영 좋지 못해서 그런 저의 마음이 잘 전달되지 못했던것 같네요.
그리고 왜 시어머니를 안말리냐는 말들도 많았는데요. 당연히 말려봤고요, 하지말라고도 해봤는데 안고쳐져요. 남편이랑 아버님이 몇십년을 말려도 안고쳐진걸 결혼한지 겨우 몇년된 제가 어떻게 바로 잡아요. 그냥 포기한거예요.
제 집 물건 가져가는것도 초반에는 싸우기도 했지만 몇번 겪으니 안고쳐질 문제구나 싶어서 포기했어요. 병원에 데려가라는 말들도 있는데 제가 뭐라고 병원에 데려가요.
그건 남편이나 아버님이 처리할 문제죠. 저는 시댁일에 그렇게 깊게 엮이고 싶지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