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여행 버스 안에서 똥 지린 교사입니다...


최근 네이트판에서 <수학여행 버스 안에서 똥 지린 교사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고 있다. 글쓴이는 20대 후반 교사가 되고 처음으로 중학교 3학년 아이들의 담임을 맡았던 해였고 큰 부담감 때문에 변비가 왔다고 한다.


수학여행 가기 이틀 전, 3일 동안 화장실을 가지 못해 가스와 묵은 변들이 배에 꽉 차있는 느낌이 들어 아침·저녁으로 변비약을 복용했다고 말했다. 전날까지도 해결하지 못해 세알 정도 먹었는데 이후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글쓴이 전문 글>

수학여행 날 아침 출근 전 1시간 동안 변기에 앉아 제 안의 것들과 타협을 보려 했지만, 애석하게도 가스만 과다 분출되더군요. "오늘도 안되겠구나..."싶어 변비약 몇 알과 유산균 음료를 챙겨 공복상태로 학교에 도착했습니다.

 

아이들을 인솔하고 버스에 올라타자 배가 살짝씩 부글대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버스가 출발하고 부글거리는 장을 살살 달래며 어서 휴게소가 나오길 빌었습니다.


저에게 간식을 나눠주러 온 몇 명의 남자아이들은 불편한 제 표정과 배를 쓰다듬고 있는 저를 보더니 짓궂은 표정으로 "~~ 설마 똥마려우세요~~?" 하며 절 놀리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아이들과 이런 장난도 자주 치는 저였기에 어, 그래 배아파 죽겠다.. 하며 넘겼습니다 그 아이들은 기사님께 "우리쌤 똥마렵대요 빨리달려주세요~ 휴게소 얼마나 남았어요?" 라고 버스에 있던 마이크에 대고 소리쳤습니다..^^


버스 안은 웃음바다가 되었고 약 20분 후 휴게소에 도착하였습니다. 배는 매우 아팠지만 교사의 체면으로 꾸역꾸역 참아가며 아이들 먼저 내리게 한 후 다급하게 화장실을 찾았습니다.


이른 시간이라 휴게소엔 사람도 별로 없었고, 아이들에게 제 똥싸는 소리를 들려주고 싶지 않아 배를 부여잡고 일부러 먼 화장실까지 돌아갔습니다.

 

시원하게 모든 것이 배출될 것이라는 저의 기대와 다르게 상황은 아침과 별반 다른 것이 없었습니다.온갖 천박한 소리를 내며 연타로 나오는 가스들과 코코볼 몇 알이 끝이었습니다.

화장실은 20분간 '푸욱 뿌욱 푸드등 뿌르륵뿍 뿌웅 뿡 빵' 하는 제 방귀 소리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휴게시간이 끝나가 어쩔 수 없이 아직 아픈 배를 부여잡고 다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그러지 말았어야 했습니다.

 

버스가 출발하고 약 15분 후 ...

천둥이 쳤습니다 모든 폭풍우와 허리케인이 제 뱃속을 탐방하기 시작했습니다. 티라노사우르스 무리가 울부짖는 소리였습니다. 꾸르륵 수준이 아닌 크르르르릉 소리가 났습니다.


목적지까지는 약 2시간 정도가 남아있었고 중간 휴게소는 없었습니다. 똥쟁이 교사가 될 수는 없었기에 제 배를 압박하던 안전벨트를 풀고 한쪽 발을 엉덩이로 밀어넣었습니다. 이를 악물고 정신력으로 버티기 시작했습니다.



방귀를 뀌는 순간 제어가 되지 않는 물설사는 아니었기에 나가려고 아우성치는 가스들은 소량 배출했습니다. 푸우우욱 소리를 내며 배출된 가스의 냄새는.. 제가 살면서 맡아본 냄새와는 다른 차원의 것이었습니다. 세상의 모든 음식물을 섞어 300년간 방치해놓은 냄새였습니다. 그것보다 심하면 심했지 덜하진 않았을겁니다. 


다행이 대부분의 아이들은 잠에 빠져있거나 이어폰을 꽂은 상태였기에 소리는 듣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냄새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 후 저 자신과의 사투가 시작되었습니다. 5일 간 빛을 보지 못했던 케케묵은 아이들이 금방이라도 문을 부수고 나올 기세였습니다. 평화따위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왜 5일간 내보내주지 않았냐며 잔뜩 성이 나있는 아이들이었습니다.

 

용기내어 기사님께 언제쯤 도착하나고 여쭤보았습니다. 

돌아오는 대답은 처참했습니다. 1시간 반 정도는 걸릴 것 같다고 하시더라구요. 130초도 못참겠는 상황이었고 하늘이 절 버렸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이들의 멀미를 위해 준비해놓았던 검은 비닐봉지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눈의 초점이 흔들리고 이성의 끈은 금방이라도 끊어질 것 같았습니다.

 

기사님은 제 표정을 보시더니

"어이구 선생님, 아까 다 해결 못하셨어요..?"

하시기에 최대한 밝은 미소를 유지하며 "아닙니다 괜찮습니다..^^" 라고 대답하였습니다.


"앞에 졸음쉼터 있는데 세워드려요? 애들도 자는데 급하시면 내려서 봉지에라도 해결하시는게.."

잠깐 그럴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교사로서 또 여자로서의 체면은 지키고 싶었습니다.


5분쯤 지났을때, 저는 직감했습니다.

'개망했다'

 

쉴새없이 꾸륵대는 배와 삐져나오는 방귀들에 승차하려는 변들은 더욱 심하게 요동쳤습니다. 차라리 고3시절을 한 번 더 겪을테니 제발 이 상황에서 벗어나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습니다. 하지만 신은 매정하셨습니다.

 

뿌르릉륵! 소리와 함께 진한 방귀가 나왔고, 그와 함께... 머리가 나왔습니다. 드디어 문이 열렸습니다. 물설사와 일반똥 사이의 철퍽... 하는 질감이었습니다. 그 한 덩이가 나온 후 저는 모든 정신력을 모았습니다. 그 한 덩이쯤은 어떻게든 숨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5일 묵은 저의 냄새는 숨길 수 없었습니다. 깨어있던 몇몇 아이들이 이상한 냄새가 난다며 소리치기 시작했습니다. 기사님은 '설마...' 하시는 경악 반 의심 반의 눈빛으로 절 훑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때 앞 차의 급정거로 인해 버스가 급정거하였고, 그 격한 반동으로... , 그렇습니다.

 

엉덩이가 뜨뜻해졌습니다. 그들은 엄청난 소리와 냄새를 동반하였습니다. 푸르륵 뿌지지지직 뿌욱뿌욱 푸드득푸득 뿌루룩 ... 역한 냄새는 삽시간에 버스 안을 가득 메웠습니다.

 

, 고속도로 한복판 버스안의 서른명의 중학교 3학년생들 앞에서 28살의 여교사는 5일 간 묵은 모든 변들을 배출해내었습니다.

 

어느새 모두 깨어난 아이들은 웅성대며 상황파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귀에 딱 박힌 아이의 한마디... "야 쌤이 똥쌌어...?"

하하. 웃음밖에 나오지 않더군요. 눈에서 흘러나오는게 눈물인지 똥인지 구분도 못할 정도로 이성을 잃었습니다. 평소 저에게 짓궂게 장난하던 아이들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것 같았습니다

 

눈치없는 제 똥꼬는 계속해서 남은 방귀와 잔여물들을 내보냈습니다. 아니 제가 더 이상 막을 의지와 힘이 없었다고 해야겠네요. 버스는 그 상태로 십여분을 달리고 졸음쉼터에 정차하였습니다. 아이들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고 저는 조용히 내려 수습하기 시작했습니다.

 

버스 짐칸에 있던 작은 돗자리로 제 주변을 감쌌습니다. 멋부리려 입은 흰색 스커트는 원색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치마로 물과 섞여있던 덩어리들을 담았고, 진하게 물들어버린 베이지색 롱가디건과 함께 비닐봉지에 쑤셔 담았습니다. 가방에 챙겨갔던 100매짜리 물티슈와 여행용티슈 세통을 모두 썼습니다.

 

그 상황에도 눈치없이 아픈 배때문에 그 세워놓은 돗자리 안에서 비닐봉지를 대고 푸드득푸득 계속 싸질렀습니다 끊임없이 줄줄 나오더군요 사람똥인지 소똥인지 모를정도로 양이 참 어마어마 했습니다 진작 이렇게라도 쌀걸 그랬습니다 괜히 체면생각하다가 이런 봉변을 당했구나 싶었습니다

 

제 변들과 버린 옷들, 뒷처리한 휴지와 물티슈들.. 모두 네다섯봉지가 나왔던 것 같습니다.

캐리어에서 챙겨왔던 옷을 꺼내 입었고, 신발 안으로도 흘러간 똥들 때문에 신발도 버리고 슬리퍼로 갈아신었습니다. 뒷처리한 봉지들은 졸음쉼터 옆 갓길에 놔두었습니다. 교사로서 정말 이러면 안됐지만, 그 모든것들을 들고 탈 수가 없었습니다.

 

다시 버스에 올라탔습니다. 버스의 문과 창문은 모두 활짝 열려있었고 향수냄새가 가득했습니다. 몇몇 여자아이들이 가져온 것으로 냄새를 없애려 노력했던 것 같았습니다. 아이들은 모두 자는척을 하고 있더군요... 참 고마웠습니다.

제 좌석에 묻어있던 것들도 뒷처리를 하고, 버스는 다시 출발했습니다.

 

목적지에 도착하고 내리면서 아이들은 저와 눈을 마주치지 않았습니다. 하나같이 이걸 어째야하나 싶은 표정으로 제 눈을 피하는게 보였습니다. 저 역시 아무말도 하지 못했습니다. 그렇게 서로의 눈치를 보며 힘들었던 수학여행이 끝나게 되었습니다.

 

그래도 모르는 척 해주었던 아이들이 비밀로 지켜주지 않을까, 싶었던 저의 믿음은... 역시 깨져버렸습니다. 월요일 아침 출근을 하니 전교에 소문이 퍼져있더라구요 쌤들도 하나같이 저를 힐끗힐끗 쳐다보고, 짓궂고 나이가 좀 있으신 남자 선생님들은 "김선생~ 장건강엔 이게 최고지~" 하며 유산균을 주시기도 했습니다..^^



다른 학년 아이들 역시 제가 지나가면 저쌤이야? 하고 수군대는 듯 했습니다

 

똥때문에 제 수년간의 결실인 교직생활을 내려놓고싶지는 않았기에 제가 먼저 그래 이 짜식들아 나 똥 좀 쌌다~ 라며 철판 깔고 다녔습니다. 주변 쌤들은 쿨한 성격이 부럽다고들 하셨지만 그 말을 하며 정말 죽고싶은 기분 뿐이었습니다.


지루할 수도 있는 제 긴 똥얘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일이 있고 벌써 6년이 지났네요.

저는 그 해를 무사히 마치고 다음 해에 바로 다른 지역 고등학교로 들어갔습니다.

제 인생에서 가장 스펙타클한 경험이었네요. 무덤까지 갖고 갈 이야기었지만 이미 지난 일 어쩌겠습니까...^^ 그 뒤로 전 아무리 심한 변비가 와도 변비약을 절대 먹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조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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