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이후, 산후조리를 해야하는 많은 산모들은 집이 아닌 산후조리원에서 약해진 몸을 관리하며 회복에 전념하고 있다.
더욱이 아기와 함께 있는 공간이기 때문에 깨끗하고 청결 그리고 시설 상태와 보안이 모두 갖춰져야 하는 곳이다.
이렇게 중요한 곳에 최근 '노숙자'가 침입했다는 산후조리원이 공개돼, 큰 이슈가 되고 있다.
긴글 주의.
읽고 많이 알려주세요.
더 많은 피해자가 없길 바라며 용기내 올립니다.
얼마전 출산을 하고 병원에 연계된 조리원 이용한 후기 입니다.
지역은 춘천이구요. 지역 맘카페에 그 조리원후기가 올라온 것을 보고 정말 공감을 많이 했습니다. 제가 쓴 글인줄 알았어요.
그곳에 있던 모두가 같은 불만을 느끼고 있었네요.
시설 및 환경이 정말 말이 아닙니다. 저는 2주간 계약을 했는데 일주일정도 머물렀을때 새벽에 오한이 올 정도로 방이 너무 추워서 새벽에 간호사실로 전화 했고 온도를 높여준다 했지만 달라지는건 없었습니다.
관리자중 어느 누구도 방을 확인하러 오지 않고 이불을 더 준다던지 하는 조치도 취해지지 않아 추운새벽을 보내야 했습니다. 다음날 관리자에게 방을 바꿔달라고 했지만 방바꾸는건 원래 안된다고 방 온도를 높여주겠다며 거절당했습니다.
다음날 또 추워서 다시 한번 건의했고 그제야 선심쓰듯 방을 바꿔줬습니다.
산후풍을 대비해 몸을 따듯하게 해야 할 산모인데 조리원이라는 곳이 기본적인 난방시설까지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산모용 이불은 다 낡고 헤진 얇은 이불 하나 입니다.
이불이라도 더 달라고 했는데 여분 이불도 없답니다.
결국 집에서 겨울용 이불을 가지고 와서 지냈습니다.
감기걸리면 아기도 못보고 본인들이 책임질것도 아니고, 방도 남는데 왜 안바꿔주는지 모르겠어요.
다다음날 특실방에 있던 산모는 방 보일러가 망가져서 새벽내내 춥고 감기까지 걸렸더라구요.
결국 중간에 퇴실하셨구요.
그리고 더 기가 막힌건 보안 문제 입니다.
제왕절개를 해서 중간에 병원 진료가 있어 다녀왔습니다. 다녀와서 보니 제 방문이 잠겨있었고 입소할때 분명 방문을 절대 잠그지 말라는 간호사의 당부로 문을 잠근 기억이 없었습니다.
이상해서 간호사실에 전화해서 문을 열어달라했고 키를 가져와서 열어주셨습니다.
문이 왜 잠겼지 하고 방에 들어가는 순간 꿉꿉한 냄새와 함께 제 방 침대에 앉아있는 노숙자? 아저씨와 마주쳤습니다.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요.
침대에 앉아서 양말을 신는듯한 자세였습니다ㅠ
너무 놀라서 기절하는줄 알았어요.
저는 소리를 지르면서 뛰쳐나왔고 선생님이 들어가서 그 노숙자를 쫒아냈습니다. 누구인지 신원확인도 안하고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았습니다. 일이 커지는걸 바라지 않아서 였을까요?
전 너무 놀라서 울음만 났어요.
남편에게 전화해서 당장 데리러 와 달라고 했고 부랴부랴 짐싸서 퇴소했어요. 한순간도 그곳에 더 있고 싶지 않았어요.
어떻게 산후조리원이라는 곳에, 그것도 안정을 취하고 몸조리를 최우선해야 하는 산모 방 안에 노숙자가 들어올수 있었는지 아직도 너무 무섭고 소름돋아요.
외부인 절대 출입 금지라고 써붙이고 가족들의 출입까지 통제하고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노숙자는 출입이 가능하다니요?
추워서 방까지 바꾼거였는데 저에게 이런일이 생기다니 .. 제가 유축을 하고 있었거나 잠들어있었을때 노숙자가 들어왔다면 어땟을까요? 혹시 흉기라도 들고와 위협했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네요.
아기키우느라 정신없이 보내는 와중에도 문득문득 노숙자와 마주쳤던 순간이 계속 생각나서 너무 힘들어요.
제가 퇴소 한 이후 조리원 출입문을 비밀번호키로 바꿨다고 하던데 어차피 외부인과 다같이 탈수 있는 엘레베이터에 해당 층 카운터는 계속 비어있을텐데 무슨소용일까요? (해당 조리원은 두개의 층으로 이루어져있고 관리자는 자리를 지키지 않고 왔다갔다 하며, 대부분 신생아실이 있는 윗층에 상주해 있어 아래층은 카운터가 비어있던 적이 많습니다)
제가 퇴소한날 밤에 쫒아냈던 노숙자는 그 건물 1층 ATM기 있는 곳에서 자고 있었다고 합니다.
아직도 그사람이 처음 그곳에 들어왔던건지 의문이예요.
카운터가 비어있고 직원이 없다는걸 어찌알고 태연하게 방까지 들어올수 있었을까요?
춘천에 그래도 제일 낫다는 조리원이 이렇게 보안에 취약하다니 정말 뉴스에나 나올법한 일인거 같아요.
조리원생활하면서 다른산모들과 매일 감옥같다고 나가고 싶다고 얘기했었는데 이런식으로 나오게 될줄은 몰랐어요.
또다시 이런일이 일어나질 않기를 바라며 앞으로 그 조리원을 가게 될 분들이 너무 안되서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이 글에서 일일이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 정말 많아요)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추스려 나와야 하는 곳에서 최악의 마음의 병을 얻어왔네요. 정말 끔찍한 일입니다.
뉴스기사: https://news.nate.com/view/20200111n06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