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안한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듣는 질문은 “언제 결혼해?”.
결혼을 하고 나면 “애는 언제 낳아?”
그리고 첫째를 낳고 나면 “둘째 안낳아?”라는 질문을 듣게 되죠.
걱정의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자의로 혹은 타의로 둘째를 계획하고 있지 않다면 당사자에게는 매우 실례가 되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가족이라는 이유로 당연히 가족계획을 자신의 일처럼 여기는 시어머니에 대한 이야기가 한 온라인 사이트에 올라왔습니다.
5세 남아 한명 키우는 여자에요. 동갑남편이랑 오랜 연애 후 결혼을 한지라 딱히 피임을 안했는데 아이가 안 생겨서 마음고생을 조금 했어요.
임신을 하고나서도 유지하는게 쉬운게 아니더라고요.
입덧이 너무 심해서 임신전보다 9킬로나 빠져서 수액을 달고 살고 8개월쯤 남편차 조수석에 타고 정차해 있는데 뒤에서 사정도 없이 충돌해서 잠시 정신도 잃고 생전처음 119도 타봤어요.
다행히 뱃속아이는 아무런 이상 없었지만 남편은 아직도 그때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고해요.
진통도 14시간 넘게 하다가 머리가 껴서 더 이상 못 내려온다고해서 급하게 제왕으로 낳았어요. 낳고 황달이 심하게 와서 또 눈물바람. 난리도 아니였네요.
제왕 수술한 부위가 잘 안아물어서 조리원 퇴소하고도 두달 넘게 병원다녔는데 제 눈으로봐도 점점 심해지는거 같더라고요.
산부인과 선생님도 큰병원으로 가보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해서 대학병원가고 여러과에서 협진하고 많이 심하다고 그랬어요.
욕창 생기듯이 안에 살이 뻥뚫려서 다 곪고 아무런 마취없이 고름 닦아내고 1년을 치료하고 시술하고 했어요. 병원 갈때마다 울었던 것 같아요. 진짜로 너무 아파서요.
지금은 배에 큰 흉터가 남긴 했지만 새살이 다 차오르고 더 이상 병원은 안다니고 있어요.
출근하는 신랑대신 병원갈 때면 항상 친정 부모님이랑 같이 갔어요. 저희 부모님도 1년동안 고생 많이하셨고 다시는 경험하고 싶지 않은 기억이에요.
몸이 좀 괜찮아지고 나니깐 시어머니가 둘째이야기를 꺼내시더라고요.(저희 친정엄마는 내심 더 이상 임신 안하시길 바라시더라고요. 제가 배에 흉터 때문에 그 고생을 하셨으니깐요..또 고생할까봐..)
그래서 "제가 생기면 낳을께요. 안생기면 어쩔 수 없어요"하고 말았는데 그말을 긍정적으로 들으셨는지 만날 때마다 "멘스했니? "라고 물어보시더라고요.
첨에 놀래서 예? 했더니 아니 소식없냐고하면 부담스러울까봐 애둘러 표현한거래요.
그 후로도 몇번 물어보시길래 한번은 제가 철판깔고 어머니 보자마자 바로 가서 어머니 저 몇일날 생리했어요 이랬더니 옆에 있던 신랑이 놀래더라고요.
웃으면서 뭐 그런이야기 하냐길래 어머니가 만날 때마다 궁금해하셔서 내가 미리 말씀드린거라고 해맑게 말했더니 신랑이 어머니한테 한소리 하더라고요.
그 후로는 멘스이야기는 더 이상 안하셨어요.
그러고 연말에 신랑이랑 이런저런 이야기하다가 둘째 안생기는거 보니깐 그냥 우리는 3식구가 끝인가보다. 우리도 나이먹어가고 나도 이제 노산이고 하니깐 둘째는 없는 걸로 하자고 이야기하니깐 신랑이 그래 그게 좋겠다고 내 배볼때마다 너무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다 본인이 먼저 정관수술 받겠대요.
확실히 하는게 좋지않겠냐고.. 그래서 그렇게 하자하고 예약하고 수술받았어요. 수술이 생각보다 엄청 빨리 끝내서 놀랬어요.
저번주 중에 시어머니 생신이라서 밥먹으러 갔다가 시댁가서 과일먹고하다 저희한테는 말못하시니깐 괜히 손주한테 "동생 안갖고싶어? 오빠안할래?" 하시길래 신랑이 이제 끝이라고 수술도 했다하니깐 그 자리에 철퍼덕 앉아서는 어째 그런 수술을 말도없이 하냐부터 시작해서 가족계획을 왜 너네끼리 정하냐.
부모가 있는데 왜 묻지도 않고 그렇게 정하냐 본인 아들 몸에 칼댄거냐 난리난리 저랑 신랑이랑 벙찌고..
미혼인 도련님도 있었는데 도련님도 어이없는지 엄마가 왜 형네 가족계획에 같이 회의해야 되냐고 그럼 형수님이 조카낳고 그렇게 고생했는데 형이 묶는거 그것도 못하냐고 그러지 말라고 한소리 거들고..
시아버지 듣고 계시다가 시어머니한테 앵간히 해라고 하니깐 삐져서 방에 들어가셔서 저희 갈 때 나와 보지도 않으시더라고요.
시아버지가 신경쓰지 말고 그냥 가라고 혼자 가만히 냅두라고 해서 딱히 저나 신랑도 연락 안드리고 있어요.
아직 연락없는거 보니깐 아직도 삐지셨나봐요. 도대체 어떤 부분이 삐질만한건지...정관수술이 문제인지 본인아들을 수술시켜서 문제인지 알수가 없네요.
민망해서 누구한테 하소연도 못하겠고 결혼 전부터 봐오던 네이트판에 처음으로 하소연하듯 글 적어봅니다.
제목은 정관수술이라고 직설적으로 적으면 거북해하시는 분들 계실까봐 가족계획수술이라고 적었습니다.
해당 글을 읽은 누리꾼들은 “시어머니와 친정엄마의 차이가 보인다” “아들이 소중한 만큼 며느리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등의 안타까운 위로와 “그래도 남편이 든든하다” 등의 다양한 의견을 보였습니다.